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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을 공유경제 멸종국으로 만들 것인가
    카테고리 없음 2019. 10. 30. 13:38

    기업이 애써 일군 것을 국가가 망치는 것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결국 검찰은 ‘타다’를 불법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국가가 정책을 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 바로‘국민 편익’ 일 겁니다. 그런 점에 승차 공유는 자율주행 기술과 함께 자동차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국민들에게 편익을 제공할 미래형 플랫폼입니다. 미국 우버를 비롯해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과 베트남에서도 디디추싱·그랩 등 싸고 편리하게 승차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꿈도 꿀 수 없게 되었습니다. 궁여지책으로 나온 게 승합차 렌터카를 이용한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입니다. 혁신은 아닙니다. 하지만 차별화된 서비스로 회원이 125만 명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삶 근처에서 도움을 주던 이 멀쩡한 서비스가 불법이 되었습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그래픽 게임을 개발하고 ‘게임강국’으로 불렸지만, 2012년 청소년의 게임 이용을 제한하는 ‘게임 셧다운제’ 도입으로 지금은 국내 상장 게임업체의 절반이 적자에 시달리고 비상장기업들은 파산에 쪼그라들고 있습니다. 경직된 회계처리 기준과 생명윤리 규제로 바이오산업도 비슷한 형국입니다. 블록체인의 암호화폐도 정부 때문에 내리막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기득권 눈치만 보며 신산업에 찬물을 끼얹는다면 대한민국은 새로운 혁명 시대에 낙오하고 말 것입니다.  

     

    자동차로 마부들 일자리 없어지니, 
    자동차는 말보다 더 느리게 다니세요

     

    진부한 사례이지만 꼭 다시 언급하고 싶습니다. 1861년, 영국의 '붉은 깃발법'은 자동차의 등장으로 위기에 몰린 마차 업자들의 항의로 시행됐습니다. 이 법은 도시 마차의 최고 속력을 시속 3 km/h로 제한했죠. 이는 사람이 아주 느리게 걷는 속도입니다. (보통 걸음 5 km/h) 당시 자동차는 이미 30 km/h 이상의 속도로 달릴 수 있었죠. 이 악법으로 영국은 1826년 실용화된 자동차를 가장 먼저 만들고도 자동차산업의 주도권을 빼앗겼습니다. 같은 시기, 프랑스와 독일에서는 이미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를 발명한 데다 대량생산체제까지 갖추며 대단한 인기를 누리고 있었죠. 일시적인 고통을 피하겠다고 마차와 자동차를 모두 잃게 된 것입니다. 

     

     

    옥스퍼드대학의 칼 프레이 교수는 책 <기술 함정>에서 산업혁명의 ‘부정적 패턴’을 말했습니다. 장기적으로 혁신은 파괴된 것보다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고 부를 만들었지만, 단기적으로는 자동화에 대한 저항으로 사회적 갈등을 야기했고, 역사적으로 이를 극복하지 못한 사회는 궁극적으로 낙후되는 부정적 패턴을 설명하고 있죠. 붉은 깃발법으로부터 150여 년이 지난 지금, 이 악법이 전혀 남의 일 같지 않은 건 왜일까요?  

     

    산업에서의 혁명은 파괴적입니다. 모두에게 공평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는 고도의 정치적이며 제도적인 문제입니다. 인정해야 합니다. 한국은 이제 제2의 도약과 미래를 위해 서로 타협하고 투명하게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합니다. 피해는 반드시 따르기 때문에 갈등을 투명하게 드러내고, 피해를 최소화하는데 역점을 두어야 합니다. 조용한 혁명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역사적으로 보아도 불가능합니다.  

     

    새로운 미래 기회는 먼저 차지하는 국가에 있습니다. 이번 혁명으로 국가 간 양극화는 커질 것입니다. 이제 기득권보다는 혁신가의 목소리를 들어야 합니다.

     


    명재영(明在榮/Myeong Jae-Yeong)은 대한민국의 디자이너자 브랜드 컨설턴트, 위디딧의 대표입니다. 홍대 미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하고, 와튼 스쿨에서 마케팅과 인적자원관리 과정을 수료했습니다.

    10년 넘게 경험 디자이너(Experience Designer)로 활동해왔으며 현재 브랜드 경험전략가 및 컨설턴트(Brand Experience Strategist & Consultant)로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제품과 서비스 등 다양한 매체 속에서 고객, 사용자, 참여자에게 경험을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전달하고자 계속 연구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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